집을 보러 갈 때 부동산 중개인이나 집주인과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서 꼭 물어봐야 할 질문 다섯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미 집을 여러 번 보신 분들도 “아, 이건 안 물어봤네” 하고 체크해 볼 수 있을 겁니다.
1. 집을 파는 이유
단순히 궁금해서 물어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집을 파는 이유를 정확히 알게 되면 가격 협상 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질문 하나로 매도인의 상황이 어느 정도 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사 때문에 내놓았다”는 말과 “급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말은 같은 듯하지만 무게가 전혀 다릅니다. 전자는 시간 여유가 있고, 후자는 협상 여지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질문을 할 때는 캐묻듯이 물어서는 안 됩니다. “왜 파세요?”보다는 “다른 곳으로 이사 가시나 봐요?”처럼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게 좋습니다. 부동산 중개인은 매도인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말 사이의 뉘앙스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중개인이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른다"라며 말을 돌리거나 얼버무리면 말 하지 못할 속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집에 큰 하자(누수, 소음, 이웃문제 등)가 있거나 금전적인 문제(대출, 가압류, 세금 등)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이유를 솔직하게 말해주는 매도인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질문을 해야 하는 거죠. 더불어 등기부등본 확인은 필수고요. 등기부등본에서 여러 번 대출을 받았거나, 대출 금액이 너무 크거나, 개인 간 거래 내용 같은 게 발견된다면 주의하셔야 합니다.
2. 집 내놓은 기간과 방문자 수
시장의 반응도 체크해보세요. “이 집 언제부터 나왔나요?” “그동안 보러 온 사람은 많았나요?” 이 두 가지를 함께 물어보면 좋습니다. 집을 내놓은 지 오래됐는데 방문자가 거의 없다면, 가격이나 조건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문의가 많다면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이죠.
한 달 넘게 나와 있는데도 계약이 안 됐다면, 그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집주인이 높은 금액에 팔고 싶어 하거나, 세입자가 집을 잘 안 보여주거나, 집 자체에 하자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만약 집주인이 꼭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가격 협상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겠죠.
물론 중개인은 거래 성사를 위해서 “어제도 몇 분이나 보고 갔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말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다른 부동산에도 문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 동네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대략적으로 파악하실 수 있을 거예요.
3. 집 수리 내역
집수리 내역은 단순한 인테리어 문제가 아닙니다. 집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질문입니다. 언제, 어떤 부분을, 왜 수리했는지를 묻는 게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욕실 수리했다”는 말도 누수 때문에 했는지, 단순히 디자인 변경인지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은 누수, 배관, 전기 관련 수리입니다. 이런 부분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문제가 생기면 비용이 크게 들어갑니다. 벽지의 한쪽 면만 색이 다르다거나, 베란다 새시 쪽 실리콘 수리 흔적 등 부분 수리 흔적이 보이면 누수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부분은 중개인을 통해 집주인에게 확인하거나, 관리사무소에 하자 관련 신고가 접수된 게 있었는지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4. 로열동, 로열층
아파트 단지마다 가장 선호하는 동을 ‘로열동’, 선호하는 층을 ‘로열층’이라고 합니다. 로열동, 로열층은 다른 일반 동, 일반 층보다 몇 천만 원씩 비싸게 팔리기도 합니다.
로열이라는 말 뒤에는 보통 조망, 일조, 소음, 동선 같은 요소가 숨어 있습니다. 단지 입구와의 거리, 쓰레기장 위치, 놀이터 소음 등은 실제로 살아보지 않으면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단지의 로열동, 로얄층은 어디이고, 이유는 뭔가요?"라고 물어보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로얄동, 로열층과 비교해서 내가 보고 있는 집의 동과 호수의 단점은 없는지 확인해 보세요. 대로변에 위치한 동이라서 소음이 심할 수도 있고, 지하주차장과 엘리베이터가 연결이 안 되어있는 동일수도 있습니다. 로열동의 장점이 내가 보는 동의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만약 중개인이 내가 보는 집의 단점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을 안 해준다면 그 지역 맘카페나 부동산 커뮤니티에 들어가서 확인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5. 가격 조정 여부
집주인과 구체적으로 가격 협상을 하기 전에 중개인에게 "어느 정도까지 가격 조정이 가능할까요?"라고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중개인들은 그 단지의 시세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사전에 집주인과 어느 정도 얘기를 해놓기 때문에 적정한 협상 범위를 알려줄 겁니다.
정말 그 집이 마음에 들었다면, 이제 앞선 질문을 통해 얻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협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막연하게 깎아달라고 말하는 것과, 근거를 가지고 협상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실제로 협상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타이밍에 어떤 말을 꺼내야 유리한지 궁금하다면 제가 이전에 정리한 글도 함께 참고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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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을 만나는 것은 운이 아니라 질문의 결과입니다. 어떤 질문을 했느냐에 따라 같은 집도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집을 파는 이유, 시장 반응, 수리 내역, 집의 선호도, 가격 조정 여지까지 하나하나 확인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판단 기준이 생깁니다. 오늘 정리한 질문들을 메모해 두셨다가, 다음 임장 때 하나씩 체크해 보시길 바랍니다.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결국 좋은 집을 가져갑니다.